
부가세계산기가 내놓는 숫자는 결국 법 조문을 산수로 옮긴 것입니다. 세율 10%, 6개월 단위의 과세기간, 10월에 날아오는 예정고지서, 늦게 냈을 때 붙는 가산세까지 모두 부가가치세법과 국세기본법에 근거가 있습니다. 숫자만 보고 지나치면 “왜 이번 달에 고지서가 왔는지”, “신고를 놓쳤을 때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같은 질문에 답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은 계산기 뒤에 있는 조문을 순서대로 짚습니다. 인용한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현행 법령(부가가치세법 2026년 1월 2일 시행본, 국세기본법 2026년 10월 2일 시행본) 기준이며, 개별 사안의 판단은 세무서나 세무대리인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먼저 밝혀 둡니다.
누가, 어떤 기간 단위로 세금을 내는가
부가가치세는 사업자가 재화나 용역을 공급할 때 생기는 세금입니다. 국세청은 “부가가치세는 물건값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최종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며, 사업자는 최종소비자가 부담한 부가가치세를 세무서에 납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사업자는 세금을 대신 걷어 내는 역할을 하고, 그 의무를 어기면 사업자에게 가산세가 부과되는 구조입니다.
과세기간은 일반과세자의 경우 1월 1일~6월 30일(제1기)과 7월 1일~12월 31일(제2기)로 나뉘고, 간이과세자는 1월 1일~12월 31일 1년입니다. 국세기본법상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는 “과세기간이 끝나는 때” 성립합니다(제21조). 그래서 7~12월 거래에 대한 확정신고는 다음 해 1월 25일까지 하게 됩니다.
예정신고와 예정고지: 왜 10월에 고지서가 오나
각 과세기간은 다시 3개월씩 나뉘어 중간에 예정신고기간이 있습니다. 법인사업자는 원칙적으로 7~9월분을 10월 25일까지 예정신고·납부합니다. 개인 일반사업자와 직전 과세기간 공급가액 1억 5천만 원 미만 소규모 법인은 예정신고 대신 직전 과세기간 납부세액의 50%를 고지받아 냅니다. 다만 징수할 금액이 50만 원 미만이거나 과세기간 개시일에 간이에서 일반으로 전환된 사업자는 고지 대상에서 빠집니다.
올해는 10월 25일이 일요일입니다. 국세기본법 제5조는 신고·납부 기한이 공휴일·토요일·일요일 등에 해당하면 그다음 날을 기한으로 하므로, 국세청 세무일정도 2026년 2기 예정신고·납부 기한을 10월 26일로 공지했습니다.
예정고지는 실적과 무관하게 직전 실적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장사가 급격히 나빠진 사업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휴업이나 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직전 과세기간의 3분의 1에 미달하거나 조기환급을 받으려는 경우에는 예정신고를 할 수 있고, 이 경우 예정고지는 취소된다고 국세청은 안내합니다.

간이과세의 법적 기준과 배제 업종
법 제61조와 시행령 제109조 제1항은 간이과세 기준 금액을 직전 연도 공급대가 1억 400만 원으로 정합니다. 그러나 금액이 기준 아래라도 시행령 제109조 제2항에 열거된 업종은 간이과세를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광업, 제조업(최종소비자 대상 일부 제외), 도매업과 상품중개업, 부동산매매업, 변호사·세무사·의사 등 전문 자격 사업, 전기·가스·증기·수도 사업, 일정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등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국세청장이 지역과 업종을 고려해 정하는 기준에 해당해도 배제됩니다.
간이과세자의 납부세액은 공급대가에 업종별 부가가치율(15~40%)과 10%를 곱해 계산하고(법 제63조, 시행령 제111조), 해당 과세기간 공급대가가 4,800만 원 미만이면 납부의무를 면제합니다(법 제69조). 이렇게 면제되는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제3항에 따라 무신고가산세도 적용하지 않습니다.
가산세 조문 한눈에 보기
부가가치세와 관련된 가산세는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모든 세목에 공통인 국세기본법상 신고·납부 가산세이고, 다른 하나는 세금계산서 같은 협력의무 위반에 대한 부가가치세법 제60조의 가산세입니다.
| 구분 | 근거 | 가산세 |
|---|---|---|
| 무신고(일반) |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 무신고납부세액의 20% |
| 무신고(부정행위) | 국세기본법 제47조의2 | 40%(역외거래 부정행위 60%) |
| 과소신고·초과환급신고(일반) | 국세기본법 제47조의3 | 과소신고납부세액 등의 10% |
| 법정납부기한까지 미납·과소납부 | 국세기본법 제47조의4, 시행령 제27조의4 | 미납세액 × 일수 × 1일 10만분의 22 |
| 사업자등록 기한 내 미신청 | 부가가치세법 제60조 제1항 | 공급가액 합계의 1% |
| 세금계산서 지연발급 | 부가가치세법 제60조 제2항 | 공급가액의 1% |
| 세금계산서 미발급 | 부가가치세법 제60조 제2항 | 공급가액의 2%(일부 경우 1%) |
| 실제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 발급·수취 | 부가가치세법 제60조 제3항 | 공급가액의 4% |
무신고가산세와 과소신고가산세는 예정신고에도 적용됩니다. 조문이 “예정신고 및 중간신고를 포함”한다고 명시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정신고 단계에서 이미 가산세가 매겨진 부분에는 확정신고 때 같은 가산세를 다시 매기지 않습니다(제47조의2 제5항).
늦었을 때 줄일 수 있는 길: 제48조 감면
국세기본법 제48조는 스스로 바로잡은 납세자의 가산세를 줄여 줍니다. 과세관청이 경정·결정할 것을 미리 알고 낸 경우는 제외됩니다.
| 법정신고기한 경과 후 | 수정신고(과소신고가산세 감면) | 기한 후 신고(무신고가산세 감면) |
|---|---|---|
| 1개월 이내 | 90% | 50% |
| 1개월 초과 3개월 이내 | 75% | 30% |
| 3개월 초과 6개월 이내 | 50% | 20% |
| 6개월 초과 1년 이내 | 30% | — |
| 1년 초과 1년 6개월 이내 | 20% | — |
| 1년 6개월 초과 2년 이내 | 10% | — |
또 예정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확정신고기한까지 기한 후 신고를 하면 해당 무신고가산세의 50%를 감면하는 규정(제48조 제2항 제3호 라목)이 있습니다. 10월 예정신고를 놓친 법인이라면 1월까지 기다리지 말고 빨리 정리하는 편이 유리한 이유입니다.

‘정당한 사유’는 넓게 인정되지 않는다
제48조 제1항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그러나 판례는 이 사유를 좁게 봅니다. 법원은 세법상 가산세를 “납세의무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 규정된 신고, 납세 등 각종 의무를 위반하였을 때” 부과하는 행정상 제재로 보면서, 정당한 사유는 단순한 법률의 부지나 오해의 범위를 넘어 세법 해석상 견해 대립이 있는 등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던 경우 등에 인정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몰랐다”는 이유만으로는 감면받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고지가 잘못됐다고 생각될 때
신고한 세액이 너무 많았다면 국세기본법 제45조의2의 경정청구로 바로잡을 수 있고, 과세관청의 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이의신청·심사청구·심판청구 같은 불복 절차를 밟게 됩니다. 각 절차에는 기간 제한이 있으니 고지서나 결정 통지서를 받은 날짜를 반드시 기록해 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예정고지서를 받았는데 납부하지 않으면 확정신고 때 정산되지 않나요?
국세청 상담 안내는 예정고지 세액을 반드시 납부해야 하며 기한이 지나면 가산세가 부과된다고 답합니다. 고지 자체가 납부 의무를 만듭니다.
Q. 간이과세자가 4,800만 원 미만이면 아무것도 안 해도 되나요?
납부의무가 면제되고 무신고가산세도 적용되지 않지만, 사업자등록을 기한 내 하지 않은 경우에는 별도의 미등록 가산세 규정(법 제69조 제2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무신고와 과소신고 가산세가 동시에 붙을 수 있나요?
두 조문은 신고를 했는지 여부로 갈립니다. 신고를 아예 하지 않았으면 제47조의2, 신고는 했지만 적게 했으면 제47조의3이 적용됩니다. 납부지연가산세는 이와 별도로 계산됩니다.
Q. 납부지연가산세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나요?
이자율은 시행령에서 정합니다. 현행 시행령 제27조의4는 1일 10만분의 22로 정하고 있으며, 개정되면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반영됩니다.
Q. 제재가 큰 것은 어떤 경우인가요?
실제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경우 공급가액의 4% 가산세가 붙는 등 가장 무겁게 다뤄집니다. 부정행위가 개입된 무신고·과소신고는 40%가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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